4.3 설악산은 왜 세계유산이 아닐까?
배경
설악산은 1994년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1982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생물권보전지역이 되었고, 국제적으로 잘 관리되는 보호지역 목록(IUCN 녹색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30년이 넘도록 세계유산이 되지 못했다. 그사이 제주(2007)와 갯벌(2021)이 먼저 등재되었고, 2025년에는 같은 백두대간에 있는 금강산이 북한의 세계유산이 되었다. 설악산의 바위 봉우리는 대부분 화강암이다. 화강암은 우리 국토의 약 30%를 차지하는 흔한 암석이다. 흔한 암석은 어떻게 이런 경관을 만들었을까?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이 인류의 유산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핵심 아이디어
1️⃣ 화강암 산지의 다양한 지형과 경관은 암석의 절리 구조와 풍화·침식 작용의 차이에 따라 형성된다.
2️⃣ 자연경관이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계의 유사한 유산과 비교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입증하고, 지역사회의 참여를 바탕으로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습 목표
학생들은 우리나라 화강암 산지의 분포와 형성 과정을 설명하고, 설악산을 세계의 화강암 유산과 비교하여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근거를 들어 평가할 수 있다.
탐구 질문
- 어디인가? 우리나라의 화강암 산지는 어디에 있는가?
- 왜 거기인가? 땅속에서 만들어진 화강암은 어떻게 높은 바위산이 되었는가?
-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사람들은 설악산을 어떻게 즐기고 지켜 왔는가?
- 왜 중요한가? 세계의 화강암 유산과 견주면 설악산은 무엇이 다른가?
지리적 개념
화강암, 절리, 심층풍화, 돌산과 흙산, 침식분지, 비교 분석
1. 어디인가? 우리나라의 화강암 산지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 국토는 어떤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우리 국토를 이루는 암석 가운데 가장 넓게 분포하는 것은 편마암 등 변성암으로, 국토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화강암은 그다음으로 넓어 국토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화강암은 서울의 북한산·도봉산·인왕산을 비롯하여 설악산, 속리산, 월출산 등 전국 여러 곳에 분포한다. 이들 산지는 서로 떨어져 있으나, 땅속에서 만들어진 화강암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표에 드러났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화강암은 땅속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 굳은 암석으로, 굵은 광물 알갱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편마암은 기존의 암석이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변한 암석으로, 밝은 광물과 어두운 광물이 줄무늬를 이룬다.

돌산과 흙산
우리나라의 산지는 겉모습에 따라 돌산과 흙산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돌산은 바위가 드러나 봉우리와 능선이 험준한 산으로, 설악산과 북한산이 대표적이다. 흙산은 흙과 숲에 덮여 능선이 둥글고 완만한 산으로, 지리산과 오대산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차이는 산을 이루는 암석의 종류와 오랜 시간에 걸친 풍화·침식 작용에 의해 나타난다. 암석이 풍화되어 잘게 부서지고, 그 물질이 침식으로 제거되면 단단한 바위가 드러나 돌산의 경관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풍화된 물질이 지표에 남아 흙을 이루고 그 위에 식생이 자라면 흙산의 모습을 띠게 된다.
설악산의 화강암은 어떤 경관을 이루고 있을까?
설악산에는 높은 암봉, 가파른 암벽, 톱날처럼 이어진 바위 능선 등 다양한 바위 경관이 나타난다. 울산바위는 거대한 화강암 암벽이 병풍처럼 이어진 곳으로, 설악산을 대표하는 경관이자 국가유산청이 지정한 명승이다. 울산바위의 암벽에는 여러 방향으로 갈라진 틈이 나타난다.

생각해 보기 땅속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화강암은 어떻게 높은 바위산이 되었을까?
2. 왜 거기인가? 땅속에서 만들어진 화강암은 어떻게 다양한 지형을 만들었을까?
화강암 지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화강암의 봉우리와 암벽은 오랜 시간에 걸친 지반의 융기와 풍화·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그 과정은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땅속에서 굳다 중생대에 한반도의 땅속 깊은 곳으로 마그마가 올라와 천천히 식으면서 화강암이 만들어졌다. 마그마가 천천히 식었기 때문에 광물 알갱이가 크게 자랐다.
- 덮개가 벗겨지다 지반이 융기하고 화강암을 덮고 있던 암석이 침식되면서 화강암이 지표 가까이 드러난다. 위에서 누르던 무게가 줄어들면 화강암은 조금씩 팽창하며 갈라진다. 암석에 생긴 이러한 틈을 절리라 하며, 절리는 지각 운동으로도 만들어진다. 절리의 방향과 간격은 장소마다 다르며, 이후 만들어질 지형에 큰 영향을 준다.
- 틈을 따라 썩다 빗물과 지하수는 절리를 따라 스며들어 화강암을 서서히 약하게 만든다. 물과 오랫동안 접촉한 화강암은 손으로도 부서질 만큼 약해진다. 땅속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풍화를 심층풍화라 하며, 화강암이 심층풍화를 받아 부서진 하얗고 굵은 모래를 마사토라 한다. 절리가 촘촘한 곳은 깊은 곳까지 풍화되고, 절리가 드문 곳은 단단한 덩어리로 남는다.
- 씻겨 가다 풍화로 약해진 부분은 빗물과 하천에 의해 제거되고, 단단한 덩어리는 남아 지표에 드러난다. 같은 화강암이라도 ③단계에서 풍화된 정도에 따라 높은 암봉이 되기도 하고, 주변보다 낮은 땅이 되기도 한다.

설악산에서 찾아보는 화강암 경관
울산바위(위 사진)는 절리가 비교적 드문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이다. 주변의 풍화된 부분이 씻겨 나가는 동안 단단한 덩어리가 남아, 여러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진 암벽을 이루었다. 암벽에 나타나는 수직·수평의 틈은 이 덩어리를 나누는 절리이다.
흔들바위는 넓은 암반 위에 둥근 바위가 얹혀 있는 지형이다. 땅속에서 절리를 따라 모서리부터 풍화되어 둥글게 남은 덩어리가, 주변의 마사토가 제거된 뒤 지표에 드러난 것이다. 흔들바위와 같이 풍화되지 않고 남은 바위 덩어리가 지표에 드러난 지형을 토르라 한다.

설악산의 높은 능선에는 각진 바위 덩어리가 사면을 따라 넓게 쌓인 너덜지대도 나타난다. 둥근 바위와 각진 바위의 차이는 바위가 부서진 장소와 기후에서 비롯된다. 흔들바위는 땅속에서 물에 의해 천천히 풍화되면서 모서리가 둥글어졌다. 너덜지대의 바위는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빙기에 지표에 드러난 바위의 틈에서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절리를 따라 쪼개진 것으로, 모서리가 날카롭다.

화강암이면 모두 바위산이 될까?
강원도 양구의 해안분지는 높은 산지에 둘러싸인 넓고 낮은 분지로, 바닥에는 농경지와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해안분지의 바닥은 화강암으로, 둘레의 산지는 변성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지 바닥의 화강암은 깊은 곳까지 풍화된 뒤 씻겨 나가 주변보다 낮아졌다. 둘레의 변성암은 깊이 풍화되지 않아 높은 산지로 남았다. 그 결과 단단한 산지가 낮은 화강암 지대를 그릇처럼 둘러싼 지형이 만들어졌다.

3.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설악산의 보전과 이용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국가와 국제기구는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일정한 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거나 국제적으로 인정한다. 보호지역에서는 개발 행위가 제한되며, 지정 목적에 따라 탐방이나 관광 등의 이용이 허용되기도 한다. 세계유산 심사에서는 유산의 가치뿐 아니라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보호·관리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 개발과 이용으로 인해 유산의 가치가 훼손될 위험은 없는지도 평가한다.
설악산은 어떻게 보호되어 왔을까?
설악산은 1965년 천연보호구역,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82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 되었고, 1994년에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각 제도는 보호하려는 대상과 목적, 적용 범위가 서로 다르다.
| 구분 | 보호제도 | 목적 | 설악산 | 제주 |
| 국가 | 천연보호구역 | 동식물·지형·경관 등을 구역 전체로 묶어 보호한다. | ✓ | ✓ |
| 국가 | 국립공원 | 대표적인 자연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하고 탐방과 이용을 관리한다. | ✓ | ✓ |
| 국제 | 생물권보전지역 |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추구한다. | ✓ | ✓ |
| 국제 | 세계지질공원 | 중요한 지질유산을 보전하고 교육·관광과 지역 발전에 활용한다. | — | ✓ |
| 국제 | 세계유산 | 인류 전체가 지켜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전한다. | 잠정목록 | ✓ |
설악산은 1996년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추진되었으나, 등재 이후 개발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로 등재에 이르지 못했다.
보호지역 안에서는 어떤 개발이 가능할까?
설악산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지역이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탐방로와 관광시설은 사람들이 자연경관을 경험하도록 돕지만, 시설을 설치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설악산에는 1971년부터 설악동에서 권금성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어 왔으며, 정류장 주변과 탐방로의 훼손이 보고되었다.

새로운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대표적인 사례가 오색케이블카이다. 이 사업은 강원도 양양군 오색지구에서 설악산 끝청 아래까지 약 3.3km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획으로, 오랫동안 찬반 논쟁이 이어져 왔다. 관광 접근성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산양을 비롯한 야생생물의 서식지와 산림, 자연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이 과정에서는 관광시설의 필요성뿐 아니라 보호지역의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보호지역 밖의 개발도 영향을 미칠까?
보호지역 안에서 개발이 제한되더라도, 주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이 자연경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울산바위 인근에서 추진된 아파트 건설 사업이 그러한 예이다. 세계유산에서는 유산의 경계 안에 있는 자연환경뿐 아니라 그 가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주변 환경도 고려한다. 필요한 경우 유산 주변에 완충구역을 설정하여 토지 이용과 개발을 관리하며, 유산을 바라보는 중요한 경관도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설악산은 아직 세계유산이 아니지만, 울산바위 주변의 개발 논쟁은 자연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어디까지 관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4. 왜 중요한가? 세계의 화강암 자연유산과 비교하면?
금강산은 왜 세계유산이 되었을까?
금강산과 설악산은 모두 백두대간에 자리한 화강암 산지로, 험준한 암봉과 깊은 계곡, 기암괴석 등 다양한 경관이 나타난다. 금강산은 202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금강산은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오랫동안 유명했다. 또한 불교 신앙과 순례의 중심지였으며, 많은 시인과 화가들이 금강산의 경관을 작품으로 남겼다. 사찰과 암자, 바위에 새겨진 글씨 등은 자연경관과 인간의 문화가 오랜 시간 밀접하게 연결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유네스코는 금강산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오랜 불교·문화적 전통을 함께 인정하여 2025년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세계의 화강암 유산은 무엇이 다를까?
화강암은 세계 여러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지 가운데 일부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세계유산 심사에서는 후보지를 국내외의 비슷한 유산과 비교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거대한 화강암 절벽과 빙하가 깎아 만든 계곡, 폭포 등으로 유명하다. 설악산과 금강산에서도 화강암 봉우리와 암벽을 볼 수 있지만, 요세미티에서는 빙하의 침식이 만들어 낸 독특한 경관이 두드러진다.

| 유산 | 등재 | 종류 | 기준 | 인정받은 가치 |
| 금강산(북한) | 2025년 | 복합유산 | (vii), (iii) | 화강암 봉우리와 계곡의 뛰어난 경관, 불교 순례와 사찰, 그림과 글에 담긴 산악 문화 |
| 요세미티(미국) | 1984년 | 자연유산 | (vii), (viii) | 빙하가 깎아 만든 거대한 화강암 절벽과 계곡, 폭포 |
📌 세계유산의 등재 기준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기준 (i)~(vi)과 자연유산 기준 (vii)~(x)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iii)은 오랜 문화적 전통을 보여 주는 곳, (vii)은 뛰어난 자연미를 지닌 경관, (viii)은 지구의 역사나 지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 주는 곳이다.
설악산은 세계유산이 될 수 있을까?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세계의 비슷한 유산에 없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 가치는 훼손되지 않고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하며(완전성), 지역 주민이 보전과 관리에 참여해야 한다.
정리하기
-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의 완전성에 어떤 영향을 줄까? 그 영향을 판단하려면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할까?
- 설악산이 다시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면, 무엇을 내세우고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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